2kg어치 닭다리살을

껍질을 뜯어내고 지방덩어리를 다 가위로 쥐어 뜯기를 한시간 십분 가량 씨름

 

여기까지 썼는데 뭔가 퍄샤악 한 소리가 나서 놀라 달려나가니

끓어넘쳤는지 불이 꺼져있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거품이 한가득. 

시간이 걸리는걸 싫어해 해동되자마자 손질해 핏물을 대충빼고 던진 업보가 참 빠르게도 돌아왔다.

 

열심히 소국자루 거품을 걷어내길 한참.

 

 

다행이게도 별 문제는 없이 순조롭게 끓어간다.

 

공기중에는 생강냄새가 감돈다.

 

통마늘의 상태도 메롱하고, 양도 얼마 없었던 관계로

남아있던 마늘가루를 통채로 넣으면서 생강가루도 반스푼 넣었던 탓이다.

 

고기에서 냄새가 많이 나는편은 아니지만

닭고기는 생강과 잘 어울리는 편이기에 특별히 넣었다.

그 외에는 대파정도.

 

뭐.. 삼계탕을 끓인다거나 할때는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론 심플이즈 베스트. 파를 잔뜩넣거나 마늘을 잔뜩넣거나 한게 맛있더라.

 

아무튼간에로

살은 잘게잘라 겨자양념과, 육수로는 죽을 끓이거나 그냥 밥을 말아먹을까 고민중이다.

 

저번달 몸과 마음이 너덜너덜해진 이후로

 

튀기거나 기름진걸 먹지 못하고 있다. 먹는족족 속이 울렁거리고 곧 토한다.

 

뭐.. 그런 이유로 치킨을 원래도 자주먹는게 아니었지만 (3달에 한번? 4달에 한번?정도) 

 

아예 입에도 못대게 되었다.

뭐 그럴수도 있지.

 

최근엔 우울증 약을 처방받았다.

적어도 우울한것에 집중하는건 덜해졌다. 정신이 산만해진다.

 

잘 지내고 계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따지자면 나의 잘못인거고

그래서 나는 내가 미운거고

그래서 우울증이 심해진거라서

그냥 행복하게 잘 지내시길 바라본다.

 

그렇지 뭐

 

동터오기 직전의 이 새벽이 좋다.

 

하늘이 검정색에서 검푸른. 남빛. 쪽빛으로 맑아져가는 지금이 좋다.

 

고요하고 아무하고도 얘기하지 않아도 되는 이 새벽.

 

좋은 아침.

'영양식 >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팀파이트매니저 살거다  (0) 2021.03.03
닭 오트밀 죽  (0) 2021.02.28
오트밀죽  (0) 2021.02.23
전에 구상했던 소설 (용이 잠든 성)  (0) 2021.02.23
왜 이시간에 일어났지  (0) 2021.02.2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