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은 불씨 한 톨 마저도
온기마저 남지 않게 완전히 사그러들고 나면
누군간 나를 기억할까
나라는 사람이 세상에 살았음을 알아줄까
내 한 톨의 영혼이 꺼진다고 해서 지구는 멈추지 않고
겨울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
빛이 사그러들지도 않고
그냥 하루가 이어지겠지
단지 나의 의식이라는 것만 존재하지 않게 되겠지
무저갱이란 어떤 느낌일까
더이상 세상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는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곤 한다
아
내가 누군가에게 자흔이라도 남겼을까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서
어딘가에 글자로나마 흔적을 남기기라도 했으면 다행이겠지만
망각의 너울은 넓고 넓어서
이미 나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겠지
세상에서 떨어진다는 것은 이렇게나 무섭다
이미 사실은 죽음을 맞이한것과 다르지 않다
나는 별들의 궤도에 다시 올라설 힘이 없다
도약할 다리가 없다
그저 할 수 있는거라곤
팔다리가 잘린 채 황야에 누워
밤을 타고 흐르는 별들을 응시하며
조용히 의식의 죽음을 기다릴 뿐